詩 2014

국화/배 중진

배중진 2014. 10. 3. 23:12

 

국화/배 중진

 

은근슬쩍 국화는 피어오르고
은발의 은퇴한 신사숙녀분들이
은은한 향기가 못내 그리워
은총을 받으려는 듯 사통팔달에서 모여들었으나

 

너무 일찍 서둘렀기에
아직 피어나지 않은 봉오리도 있어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서기도 했는데
모처럼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수는 없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위해서
식물원의 구석구석을 더듬어 보네
특별한 날이라 늦게까지 문을 열어 놓았기에
평상시에 알지 못했던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도 했으며

 

반달이 비추는 가운데
은물결이 이는 분수도 살피고
인적이 드문 숲을 지나면서
낙엽 지는 소리가 두렵기도 했으나

 

시원한 가을 날씨라
옷소매를 당차게 걷어 올리고
낮에 보았던 곳 밤에 또 찾아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했지만
지치지도 않았고 국화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르네

 

 

 

 

 

 

 

 

 

 

 

 

 

 

 

 

 

 

 

 

 

 

 

 

 

 

 

 

 

 

 

 

 

 

 

 

 

 

 

 

 

은근슬쩍 국화는 피어오르고
은발의 은퇴한 신사숙녀분들이
은은한 향기가 못내 그리워
은총을 받으려는 듯 사통팔달에서 모여들었으나

너무 일찍 서둘렀기에
아직 피어나지 않은 봉오리도 있어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서기도 했는데
모처럼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수는 없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위해서
식물원의 구석구석을 더듬어 보네
특별한 날이라 늦게까지 문을 열어 놓았기에
평상시에 알지 못했던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도 했으며

반달이 비추는 가운데
은물결이 이는 분수도 살피고
인적이 드문 숲을 지나면서
낙엽 지는 소리가 두렵기도 했으나

시원한 가을 날씨라
옷소매를 당차게 걷어 올리고
낮에 보았던 곳 밤에 또 찾아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했지만
지치지도 않았고 국화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르네

 

jomunho2014.10.03 23:17 

블친님 새로운 오늘 행복하십시요.

"어떤 날도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오늘입니다.

그 얼마나 멋진 날인가요!
깨어난 자들만이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충만한 아침을 맞는 사람은
신의 축복을 호흡합니다.

매일이 새롭습니다.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젤름 그륀-

 

은연중에 깊어진 정

 

창에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
은은히 들려오는 종소리

 

은인자중
운중태산

 

yellowday2014.10.04 07:44 신고

올 가을 국화는 여기서 다 보았기에 전시회에 따로 가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봄부터 소쩍새가 운 이유를 알겠네요~~~ㅎㅎ

 

꼬박 일 년을 기다려
한국인의 위상을 만방에 드높일
절호의 기회로 올해 34회째를 맞이하는 한인 퍼레이드가 열리는 날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꽹과리 소리, 북소리, 징소리, 장구 소리는 맨해튼의 지축을 흔들고
취타대는 폐부를 깊숙이 찌르듯 민족의식을 고취하며
우리의 풍물소리에 덩실덩실 절로 신이 났었는데

꽃차에 타고 기뻐할 우리의 다음 세대 어린아이들이 안쓰럽고
관중들이야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 치고
행사를 주관하는 분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하늘을 원망하겠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잠시 가을비가 기적같이 멈춰
행사시간에는 날씨가 개었으면 하면서도
무심하게 쏟아지는 절망의 빗줄기에
일 년 계획 무참하게 물 건너가네

'詩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러기는 개를 두려워하지만/배 중진  (0) 2014.10.06
맨해튼의 한인 꽃차 행진/배 중진  (0) 2014.10.05
가을바람/배 중진  (0) 2014.10.02
무료한 나날/배 중진  (0) 2014.09.30
석별의 정/배 중진  (0) 201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