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눈 치우기/배중진

배중진 2011. 3. 5. 02:25

눈 치우기/배중진

밀려 수북이 쌓인 빨래를 하 듯
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고
눈이 녹으면서 생긴 얼음을 깨느라
모두들 분주한 시간이었다

깨끗하고 가볍기만 한 눈이건만
쌓이고 또 쌓이면 가공할 무게로 짓누르고
세상의 모든 더러움이 또한 쌓이면서
종국에는 볼상사나운 꼴로 변하는데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변하지 말라 장담할까
보면서도 눈이 뚫어져라 보고 또 곁눈질 하고
금방 헤어졌건만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고
나만을 사랑한다는 말 또 확인하고 싶은 순간이

얼음장 같이 바뀌는 것은 순간이요
갖은 질투와 증오로 명줄을 끊고 싶어하며
하는 일마다 잘못되길 바라는 마음이어서야
눈을 말끔히 치우 듯 그런관계는 청산함이 좋으리라

 

2011.11.28 19:45

헤어졌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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