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눈 때문에/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4:01

눈 때문에/배중진

말을 배우면서 친구 집 마을을 다니면서
이웃 아이들 보다 눈이 크다는 것을 알았고
이웃 짓궂은 청년들의 놀림을 당했는데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응석을 부렸단다

하지도 않았는데 그들이 꾸몃을 공산이 컸고
눈깔방망이, 황소눈깔로 통했으며
알고보니 시기심의 발로였고
시원한 성격은 아니지만 시원하게 보였으리라

그렇다고 사물이 잘 보이는 것도 아니요
믿음이 강하여 밝고 행복한 것도 아닌데
인생을 살다보니 점점 더 두려워지는 것이
녹내장의 위협으로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니

아직 길다면 길은 삶이 남았고
어둠을 헤치고 나갈 용기도 없으며
안심하고 나갈 수 있는 믿음도 없어
이래저래 눈 때문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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