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능청스러운 아이/배중진

배중진 2011. 7. 1. 01:38

능청스러운 아이/배중진

학교에 갔다 오면 가방 내팽개치고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딱히 오라고 하는 곳도 없건만
소리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이들 하나, 둘씩 모이면
아무런 규칙도 없이 닥치는대로
이것도 했다 저것도 하면서 즐기는데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저녁때가 되면 하나, 둘씩 불려가고
시계도 없으면서 때맞춰 거들먹거리며 들어오는데
벼룩도 낯짝이 있지 그래도 뭔가는 하여야 되지 않겠나
그래 나의 친구 닭도 있고 토끼도 있으니

아카시아 잎을 따고 뽕나무 잎이 보이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으니
톡톡거리며 따는 소리도 즐기면서
한 아름 안고 기세등등 들어오며 눈 가리고 아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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