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배중진
살구만 보면 친구 생각이 간절하기도 하지요
담 너머에 다닥다닥 달려있는 것이 보기도 좋았고
배가 고팠던 시기에 군침도 돌았겠지 싶기도 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자 지나가면서 슬쩍 몇 개 땄으리라
시큼하면서도 달코롬하고 물렁했으며
쪼갤라치면 쉽게 쪼개지면서 먹기도 좋았고
이가 성하던 때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는데
이제는 시기만 하여 온갖 상을 다 찌푸리고
먹고나서는 이가시려 칫솔질도 못하고
며칠 힘들게 보내야 하니 아무리 친구가
좋아하는 과일이라도 삼가하고 있지요
그러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단단하여
변치않고 깊은 곳에 딱딱하게 박혀있고
물렁하면서도 옹골차게 자리잡고 있어
남들은 색깔도 멋져 보기좋다고 하더군요
계절에 따라 잠깐 빛나는 관계가 아니고 싶답니다
2011.11.15 19:47
빛 좋은 개살구는 되지 않았으면 하지요.
개살구도 맛들일 탓
개살구 지레 터진다
yellowday2011.11.16 22:12
개살구도 웰빙식으로~~~~~~~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ㅎ
6/1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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