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꼬부랑 할머니/배 중진

배중진 2014. 7. 16. 22:59

꼬부랑 할머니/배 중진

 

숨 막힐 듯 푹푹 찌는 날씨에

흔한 바람도 꼼짝하지 않았으며

고요하다 못해 죽은 듯한 한여름

어린 새들만이 괴성을 지르며 먹이를 보채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들었기에

비가 오지 않는 틈을 타서

비 오듯 하는 땀을 연신 훔치며

비가 흠뻑 쏟아지기를 더 갈구하는 변덕 앞에

 

젊은 사람도 평소에 허덕거리며 구부러지지 않는 무릎을 달래며 오르는 언덕을

꼬부랑 할머니가 간신히 발을 옮기시는데

화장을 곱게 하셨지만 땀 빛이 보였고

창백한 얼굴에도 온기가 서렸기에

 

평소 같으면 그냥 눈인사만 했을 테지만

그분이 걱정되어 날씨에 대해서 운을 떼니

대단한 날씨라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집 안보다는 밖이 더 시원하단다

 

요사이는 에어컨이 없는 집이 없을 텐데

집요하게 땀 쏟아내며 여쭙기도 뭣해

의아하면서도 천천히 조심해서 가시라고 했더니

간밤의 천둥과 번개는 사람을 놀라게 해 싫다고도 하시는데

 

한참 내려와 뒤를 돌아다 보니

아직도 오르시고 계셨으며

어디로 향할까 머뭇거리는 모습까지도 보았는데

소탈하면서도 소박한 웃음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참모습이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토록 떠들던 아이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술래는 아이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울타리 뒤에 하나 무궁화가 피었고
우물가 뒤에서도 방긋 웃고
짚가리 뒤에 살포시 앉아있고
닭장 뒤에서도 초롱초롱한 눈빛이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운명처럼 들려오고
대한민국의 해방을 예견이나 하듯

여름에 피기 시작하는 우리의 꽃, 무궁화
은근과 끈기의 집념으로 활짝 필 그 날이 반드시 오리라
그것도 머지않아 오리라
남북한이 따로 없고 명실공히 평화 통일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라고 다 같이 외칠
환희의 광복절이 삼천리강산에 도래하리라

 

짚동가리

 

짚 토막

 

불변의 흙2014.07.17 05:12 

*삶이 괴로울때*

화는 마른 솔잎처럼 조용히 태우고
기뻐하는 일은 꽃처럼 향기롭게 하라
역성은 여름 선들바람이게 하고
칭찬은 징처럼 울리게 하라

노력은 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성은 발처럼 가리지 않고 하라
인내는 질긴 것을 씹듯 하고
연민은 아이의 눈처럼 맑게 하라

남을 도와주는 일은 스스로 하고
도움 받는 일은 힘겹게 구하라
내가 한 일은 몸에게 감사하고

내가 받은 것은 가슴에 새겨두어라
미움은 물처럼 흘러 보내고
은혜는 황금처럼 귀히 간직하라.

서로에게 소중한 목요일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십시요...
-불변의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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