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의 비둘기/배중진
맨하탄의 여름은 정말 짜증난다
식당에서 나오는 냄새도 그렇고
앞뒤를 막아서는 인파에 질렸고
숨이 턱턱 막히는데 바람도 막혔다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볼 것은 왜그리 많은지
딱딱한 거리를 뚜렷이 목적지도 없이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향하고 있는데
비둘기 한 쌍이 시원한 장면으로
답답함을 풀어주는데 싫지는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 보았지요
낯이 뜨겁기까지 했지만 개의치 않더군요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진한 뽀뽀를 거듭하고
의젓한 모습은 성스럽기까지 했으며
암컷은 아쉬움을 표하며 또 욕망의 눈초리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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