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이별/배중진

배중진 2011. 5. 27. 04:23

이별/배중진

님의 울먹이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땐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조차 못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왜 끝까지 잡지 못했을까
나약한 인간이라서 희망을 잡고 싶었던 모양이지요

님이 가신 곳을 알고 있기에
생떼를 쓰면서까지 매달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보는 이마다 님의 뒷모습, 옆모습이었지요
사람들을 헤치고 쫓아가기도 많이 했답니다

그 어디선가 활보를 하고 있을 것같아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다니는 우도 범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만 하답니다
그러나 그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지요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고 선물도 한아름 들고 왔지만
내님은 단호한 모습으로 영영 이별을 고하고
두 번 다시는 눈길도 주지않았고 발길을 돌리고 말았지요
허공을 쳐다보는 습관이 그때부터 생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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