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모란꽃/배중진

배중진 2011. 5. 27. 03:56

모란꽃/배중진

이름도 몰랐고
성도 몰랐지만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특히나 모란꽃을 좋아하기에

우린 모란꽃이 핀 곳에서
마음을 열었던 것이지요
모란이 아름답다는 말부터 했고
모란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했더니

그녀는 모란 못지않게 함빡 웃더군요
그 이후 더 말을 못하게 했고
비가 갑자기 쏟아지니
우린 피난처를 찾았지요

남들이 보이지 않기에
그냥 엉겨 붙었답니다
서로 착 들러붙은 옷같이
서로 착 들러붙은 우리는

모란이 필 때마다
서로를 더 그리워 했고
가끔씩 비가 올 때에는
마음을 닫기도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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