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배 중진
일주일에 최소한도 한 번은 찾아
섬을 빙 둘러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만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로 붐비면
발을 뚝 끊었다가 9월 초부터 다시 들르는 곳
기러기도 많고 갈매기도 희망을 품는 곳
청설모가 마음껏 장난도 치며
Robin은 지렁이를 기가 막히게 뽑아내고
Starling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정신없이 먹을 것을 찾는데
그동안 이곳에서 만났던 새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참새, 오리, Blue jay, Cardinal, Mockingbird 등
고양이도 많고 요사이는 제비까지 합세하여
그야말로 지상 낙원인데
벌써 21일이 지났건만 기러기는 아직도 알을 품고 있으니
이를 어쩌면 좋으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멀찌감치 수컷이 때깔 나게 눈부신 모습으로 앉아 있는 데 반해
암컷은 수척하여 꾀죄죄한 형상으로 시름이 깃들었으며
며칠 후에 그토록 바라던 새끼들이 부화할는지
아니면 불행하게도 아무것도 바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은 아닐는지
걱정도 되지만 모성은 강하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그들은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모든 것을 꿰뚫고 앉아 있을 테지
저쪽에서 암컷을 바라보며 무언의 사랑을 나누는 수컷을 요번에는 보았답니다.
부화시간 24~28일 정도.
기러기 부화기간이 30일 전후라는 사람도 있고, 35일 전후란 정보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시지요. ㅎ
처음 보았던 시간이 4/24일이지만 그 전에 알을 낳았으니까 정확한 시일은 모르고
두 번째 사진 담은 것이 5/2일
그리고 오늘 5/15일이니까 최소한도 21일이 경과된 셈이지요.
그야말로 오늘 아니면 내일이 될 공산이 큰데 제가 당분간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병아리는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새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
자연의 풍광을 보여주는 듯 아름답습니다
새의 낙원..
꽃의 시간..
이렇게 보고 있으니
어느 작은 능선에 올라서
배가 움직이면 보내오는 신호를
느끼며 기다리듯 합니다.
축록자 불견산(逐鹿者 不見山)이라는 말씀을 새겨보았답니다.
성과를 올리려고 높은 사람을 의식해서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몄던
군대 시절도 있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그 행태를 버리지 못하여
사회 전반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함을 다시 느끼며 이제라도
사명의식을 가지고 소신껏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아픔의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 가고 있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세월호 참사이며 좋은 세상으로 거듭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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