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배꼽/배 중진

배중진 2011. 5. 17. 02:19

배꼽/배 중진

배꼽이 무척 이나도 컸던 아이가
이상하게 보였고 우린 그걸 놀렸다
지금도 생각하는데 얼마나 분했을까
자기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었던 일인데

그 아이는 일찍 유명을 달리했다
가난 때문에 일찍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변변하게 친구들같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구김살 없이 맡은바 최선을 다하다가

우린 크거나 작거나 알맞게 또는 멋지거나
관계없이 모두 하나씩 달고 나온다
어머니와의 깨끗한 마무리 작업이요
그곳에서 자신의 삶은 시작되었으리

아쉬운 이별의 아픔으로 울게 하였고
다시 연결할 수도 없는 어머니와 관계
아마도 그곳이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 아닌지
가끔 눌러 본다 그 무엇을 찾아보려고

 

2014.06.25 14:24

배꼽쟁이/배 중진

배꼽만 보면 친척이 생각나고
그 아이는 불행의 연속 끝에 중학교 진학도 못 하고
45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를 골렸기에 더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그 아이의 배꼽이 큰 것을 몰랐다가
내똘강에서 홀딱 벗고 물놀이를 하다가 알았으며
모래성을 쌓아 놓고 물꼬를 막았다가 틀고 하면서 놀았고
그 속에 붕어와 피라미를 가두어 놓기도 했었는데

어느 한순간 더 가까운 친척 아이를 괴롭히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싸움을 말리지는 못할망정
붙여놓고 좋아하는 동생이 질 거 같으면 슬그머니 밀어
그 배꼽 큰 친척 아이를 급기야는 울게 하였는데

큰 배꼽 때문에 아니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었기에
더 가볍게 보고 우롱했지 싶었으며
어제 담당 의사를 만나 정기검사를 받고 왔는데
언제부터 배꼽이 커지기 시작했는지 물었고

그것이 탈장의 일종이라고 하면서
아프면 수술을 받아야 하니 결정을 내리라는데
아직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고
참외의 배꼽처럼 보이기도 하여 만져보다가

불현듯, 남의 가슴에 아픔의 상처를 남겼기에
그 저주를 지금에서야 받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에 떨면서 용서를 구하지도 못하는 처지에
배꼽이 더는 커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보네

 

2014.06.25 14:30

배꼽/배중진

배꼽이 무척이나도 컷던 아이가
이상하게 보였고 우린 그걸 놀렸다
지금도 생각하니 얼마나 분했을까
자기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었던 일인데

그 아이는 일찍 운명을 달리했다
가난 때문에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고
변변하게 친구들같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구김살 없이 맡은바 최선을 다하다가

우린 크거나 작거나 알맞게 또는 멋지거나
관계없이 모두들 하나씩 달고 나온다
어머니의 깨끗한 마무리 작업이요
그곳에서 자신의 삶은 시작되었으리

아쉬움의 이별로 아픔으로 울게 만들었고
다시 연결할 수도 없는 어머니와 관계
아마도 그곳이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 아닌지
가끔씩 눌러 본다 그 무엇을 찾아 보려고

'詩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은 보이지 않고/배중진  (0) 2011.05.27
접시꽃/배중진  (0) 2011.05.17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는데/배중진  (0) 2011.05.17
지금도 안녕하신지/배중진  (0) 2011.05.17
접시꽃은 나그네를 반기는데/배중진  (0) 201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