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는데/배중진

배중진 2011. 5. 17. 02:17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는데/배중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고
새들도 즐거워 마냥 지저귀며
이곳 저곳에서 꽃들이 피어 오르고
사람들도 밝은 표정이 역력했다

흑인 여성이 지나가는데
한 눈에 품행이 단정치 못해 보였고
배는 남산만하게 불러왔으며
신발을 끌 듯 걷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오른 손에 달려 있는 담배와
가끔씩 깊숙히 빨아 들였다가
내뿜는 담배연기에 보는이가
질식할 것 같아 답답했고

다시 그녀를 관심있게 살펴 보았는데
그렇다고 말을 걸어 끊으라고
권고를 할 수 없기에 장차 태어 날
아름다운 아이가 걱정이다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불행하게도 몰상식한 어머니에게서
시간이 되니 세상으로 나오는데
귀중한 아이의 삶을 생각이나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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