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강물은 흐르고/배중진

배중진 2011. 5. 17. 02:01

강물은 흐르고/배중진

애지중지하며 기르던 물고기가 이상하여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살려보려고 했지만
자연으로 돌려주는 것보다 더 좋을것은 없어
방생하기로 하고 맑은 물가를 찾았으며

간단한 입맞춤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며, 꼬리를 치며 헤어지는데
몇 번 헤엄치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는 순간
공중에서 사나운 매가 노리고 있다가 낚아채갔다

아무리 날카로운 소리를 쳐 보아도
뛰쳐나가 손을 내 저어도 점점 멀어졌고
사나운 발톱에 깊숙히 찔려
몸부림만 치는 것이 전부였으니

그 아픔을 헤아리기도 힘들었거니와
산채로 먹혀야 하는 기막힌 사연에
갈갈이 찢어져버린 마음의 상처를
저 도도한 강물이 알리가 없어라

 

2011.11.18 12:02

마음의 상처는--마음의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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