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진달래/배 중진

배중진 2014. 4. 20. 06:22

진달래/배 중진

 

늦게 오는 봄을 불평하며 기다리다가
잠깐, 아주 짧은 순간 온도가 올라갔기에
참다못해 살짝 나왔더니
비웃기라도 하듯 영하로 뚝 떨어져

 

진달래의 꽃은 엉망이 되었고
백목련은 녹이 슬듯 지저분했고
자목련은 아예 눈에 띄지도 않았으며
황목련은 이제 봉오리가 삐져나오려 하네

 

덥다고 음지로 갈 수도 없고
춥다고 온실로 들어갈 수도 없어
오로지 맨몸으로 버텨온 사계절
강한 자만이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새는 비록 먹이를 찾지만 날 수가 있고
동물은 다리가 있어 가고 싶은 곳 마음대로 가니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피하는 게 상책인데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만 믿고 영면한 학생들

 

지상 낙원에서 쫓겨난 아름다운 꽃이 되었네
우린 빈자리를 보며 생이별을 슬퍼하나
언젠가는 반갑게 끌어안을 수 있으리라
부활절을 맞이하여 뜻을 새기며 그리움을 어쩌지 못하네

 

 

 

 

 

 

 

 

 

 

 

 

 

 

 

 

 

 

 

 

 

 

 

 

 

 

 

 

 

 

 

 

 

 

 

 

 

 

 

늦게 오는 봄을 불평하며 기다리다가
잠깐, 아주 짧은 순간 온도가 올라갔기에
참다못해 살짝 나왔더니
비웃기라도 하듯 영하로 뚝 떨어져

진달래의 꽃은 엉망이 되었고
백목련은 녹이 슬듯 지저분했고
자목련은 아예 눈에 띄지도 않았으며
황목련은 이제 봉오리가 삐져나오려 하네

덥다고 음지로 갈 수도 없고
춥다고 온실로 들어갈 수도 없어
오로지 맨몸으로 버텨온 사계절
강한 자만이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새는 비록 먹이를 찾지만 날 수가 있고
동물은 다리가 있어 가고 싶은 곳 마음대로 가니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피하는 게 상책인데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만 믿고 영면한 학생들

지상 낙원에서 쫓겨난 아름다운 꽃이 되었네
우린 빈자리를 보며 생이별을 슬퍼하나
언젠가는 반갑게 끌어안을 수 있으리라
부활절을 맞이하여 뜻을 새기며 그리움을 어쩌지 못하네

 

4/20/2014 부활절

 

yellowday2014.04.20 07:00 

아마도 부활절에 필요한 천사가 부족했나 봅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데려 갔는지도~~~

 

달리는말2014.04.21 08:16 

지난 주말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을 접한
모든 사람들은 애도와 침통 속에
오늘도 마음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가슴어린 재난사고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중한 친구님의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보람 있고 행복한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昔暗 조헌섭2014.04.21 08:23 

세월호 참사 기적을 바라지만. 비통한 소식만 들리네요.
이 세상 모든 부와 명예 모든 것이 잠시 빌려 사용하는 청지기일 뿐
고려 시대 이곡(李穀) 선생은 말을 빌린 경험을 이야기하며 소유에 관한 인간 심리의
허망함과 소유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쓴 수필을 보면, 모든 소유는 빌린 것에 불과하니
사람은 겸허하게 살아야 하는데도 대개는 자기소유로 알고 끝내 반성할 줄 모르고
있으니 어찌 미혹한 일이 아닐지?
끝내 죽을 때는 재벌도 임금도 같이 따라갈 사람 없이 혼자 외톨이가 되는 것을…

남의것을 빌려쓰면서 돌려주지 않고 제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를 쓴 맹자의 詩 한 수는

/소유욕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소유한 모든 것이 모두가 진정한 소유는 아닐진데/

/시절인연(詩節因緣)따라 오가는 것을…

 

알 수 없는 사용자2014.04.21 10:47 

오늘도 구조의 기쁜 소식은 없고
답답하고 안타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습니다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책임져야 하는 선장과
승무원은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만을 거듭하면서
자기들만은 살겠다고 몰래 탈출했다니-

그 순진한 아이들 안내 방송을 믿고 무서운 물속에 잠길때
그 어린 가슴이 얾마나 무섭고 떨렸을까 -
아까운 젊은 나이 꽃도 채 피우지 못하고 어둡고 차가운
깊은 물속에 갇혀 있는 사랑하는 내아들과 내딸들 -

아무리 훈련이 되지 안했다 하드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은 가지고 있을텐데-
그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 한마디만 있었다면-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 정말 무서운 악마였습니다
정말 소름이 끼쳐 옵니다 ~~

그 와증에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해내고 희생당한
아름다운 일도 있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진도에서 구조의 기쁜 소식
들려오길 간절히 소망 하며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4.04.23 00:20

남들이 뭐라고 해도 저는 세월호 사건을 듣고 텍스팅이 중단된 것을 알고
실종자들이 침몰하는 순간 이미 고인이 되었음을 추측하였답니다.
가족들은 우리같이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여유가 없었으며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으셨겠지요. 당연하다 싶었답니다. 이 세상에서 짧은
삶을 살다가 비명횡사했지만 그분들은 부활절 즈음에 저 세상에서
부활하여 영생하리라는 생각이지요. 동영상을 보며 눈물짓고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답니다. 잘못 판단한 선장 하나가 수백 명을 사지로
몰아넣었고 이젠 불평불만을 정부와 공무원이 다 뒤집어쓰는 격이 되었지요.
돈벌이에 급급하여 안전문제를 소홀히 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엮이고 어린 생명을
경시하고 혼자만 살기 위해 탈출한 선장 이하 관계자는 정말 악마이지요.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2014.04.23 00:28

왜 texting을 했을까?
죽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육성을 들으면서 안녕을 고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때까지도 그들은 죽음까진 생각을 하지 않았지 싶었답니다.
선실이 신발을 벗고 눕는 곳이 아니었고 미국같이 신발을 신고 있었다면 탈출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으리라는 제 생각이지요. 어려운 상황이라도 갇힌 곳보다는 터진 곳으로
나왔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는지 생각도 해봅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였고 무책임한 선장이었으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올해는 날씨가 좋지 않아 제대로 진달래, 철쭉도 구경하지 못했답니다.
한참 좋은 시간에 추워 꽃들이 다 녹아버렸지 싶었지요. 멋진 사진에
감사드리며 시원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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