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옹달샘은 다시 흐르고/배중진

배중진 2011. 5. 17. 01:45

옹달샘은 다시 흐르고/배중진

꼭두새벽 안개에 휩싸인 옹달샘은
아마도 이슬방울이 떨어져 만들지 않았을까
너무나 고요했고 산짐승들도 숲으로 들어가
밤중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으며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자리에서 알게 모르게
맑은 물로 달코롬한 맛으로
지나가는 나그네들 갈증을 해소해 줬으리라

황혼에 깃들인 서녁하늘을 맞으면서
졸졸거리던 옹달샘도 가끔씩 떨어지고
요리조리 숲을 뚫고 잘도 흐르더니만
흐름에 문제가 생겨 피빛으로 변하더라

동네사람들이 달려오고 원인을 찾아보았는데
줄기를 따라 올라가 막힘을 뚫는방법 뿐이었고
먼훗날을 위해서 그들은 힘들게 그렇게 하고선
고요함에 둘러싸인 옹달샘의 생명수를 기다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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