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옳지" "옳지"/배 중진

배중진 2014. 4. 8. 11:25

"옳지" "옳지"/배 중진

 

올해 처음으로 매우 좋았던 날

집안에만 웅크리고 있었던 사람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밖으로 나와 밝은 표정을 짓는다

 

물가에는 오리가 쌍쌍이 헤엄치고

우리가 일광욕하듯

물기를 떨치고 말린 후

조용한 곳에서 낮잠을 즐기는데

 

물기를 제거할 때

날개를 펼치며 후다닥거리니

나무 위에서 아까부터 이 광경을 보았던 새들이

보기가 좋은지 "옳지" "옳지"계속 흥겹게 지저귀네

 

그들은 평소에 그렇게 해왔겠지만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귀에 고스란히 그렇게 들리니

오리와 새들도 봄을 즐기고 있음을 오늘 알았네

 

 

 

 

 

 

 

 

 

 

 

 

 

 

 

 

 

 

 

 

 

 

 

 

 

 

 

 

 

이채 님의 시를 오래간만에 접하면서
매우 늦은 뉴욕의 봄을 느끼면서
잔뜩 머흐른 안개가 시야를 가리지만
저 속에 봄도 웅크리고 있겠지 생각도 했답니다.
멋진 봄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리랑2014.04.08 22:12 

이제는 완연한 봄의 태양이 아지랭이 피어나는
산책의길을 평화롭게 감싸앉은 오후 시간에 나갔다가
이제야 님의 방에 머물며 님의 작품을 대하고
뎃글로 대화를 나누며 머물다갑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신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해님이 오리무중인 우리 고장의 아침입니다.
오후엔 맑은 날씨가 될 거라는 예보이지요.
다정하시고 멋진 친구분이 졸지에 건강을 잃어
위급을 다투지만 안개가 걷히듯 점점 좋아지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돈독한 우정의 염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게 만들 수도 있기에 말입니다.

 

#늦게 오는 봄을 투정하고 성화 부리면서도
우리야 마냥 기다리면 되겠지만
동면에서 깨어난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배가 고파 깨어날 수밖에 없는 짐승들과 파충류들인지

한참 늦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매우 좋은 날
엉금엉금 기어 나와 먹이를 찾는데
개구리는 물속에서 네 다리를 펼친 채 얼굴만 빼쭉이 내밀고
혀를 날름거리는 뱀은 스르르 거침없이 다가오네

인간을 보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독이 없어 아이들이 자주 찾는 곳에 방치한 탓인지
허물없는 것은 좋으나 그렇다고 징그럽게 다가오니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옮길 수밖에

그것이 재미있는지 두 마리의 뱀은 돌고 또 돌고
인간은 발밑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사진기의 초점을 맞추느라 거리를 재고 또 재고
아이들은 몰려왔다가 또 몰려가며

점점 봄은 무르익어 가고 있었고
자리 좋은 이곳이 이 정도의 봄을 갖추었다면
어두운 자리의 우리 마을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곧 구색을 갖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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