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밤안개/배중진

배중진 2011. 4. 29. 02:35

밤안개/배중진

소리도 없이 다가와서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고
내면 깊숙히 파고 들었다가
말도 없이 사라지는

그대가 찾아오는 요즈음
만물이 생동함을 느끼지
무에서 유를 창조함이여
모든 것이 즐겁게 보이고

이웃이 그렇게 다정하게 보였던가
어둠이 또한 친근감을 주었던가
길고 긴밤이 이토록 짧았던가
밤이 고독하다고 누가 말했던가

소리도 없이 다가와
많은 것을 쏟아 놓고
많은 말을 주고 받고
조용하게 사라지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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