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봄/배 중진
모처럼 만에 기가 막히게 좋은 날씨를 기록하기에
어슬렁거리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있는데
쌓였던 눈이 많이 녹았지만 아직도 길을 막았으며
일부 녹은 눈은 흘러가지도 못하고 고여 또한 돌아가게 하는데
양지쪽 따스한 곳에서는 애쓰며 동토를 뚫고 나와
성급하게 꽃을 피운 것도 있고 푸릇한 새싹이 옹기종기 모여
내일을 두려워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발랄한 모습인데
늦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겠더라
일단 나왔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목적을 달성하여야겠지만
세상만사 녹록지 않고 들려오는 소식 또한 밝지만은 않은데
그런 시련 다 극복하고 오늘날까지 생존해왔으니
지금은 당장 춥고 배고프며 죽일 듯이 덤벼들어도 오래가지는 않겠지
지나가는 경찰이 표현의 자유를 짓밟아 신분증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집들이 몰려 있는 곳이니 자연을 담기가 쉽지 않았으며
눈이 있는 곳을 좋아해서 찍었다고 했더니 사생활도 보호해야 한다며
보는 눈이 많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사진기를 둘러매고 나갈 이유가 없다네
경찰이 마지막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다가 보고서는 뭘 찍느냐고 묻고
신분증을 요구하기에 일단 응하면서 제시하고 묻는 말에 대답하면서도
요사이 사진기가 없는 사람이 없는데 일일이 다 검문하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신고가 들어왔다면서 거짓말을 하기에 꼬치꼬치 누가 어느 지역에서
긴급911를 걸었느냐 물었더니 한 발 빼면서 911은 아니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면서
일반 전화를 걸었다는데 아시아인이냐고 하더냐 했더니 그런 것은 아니라고 우물거린다.
더 감정을 건드리면 좋을 것 같지가 않아 기분이 언짢았어도 물러섰는데 궁금한 것은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 사이의 애매한 선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으며
조만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더 알아보아야겠다는 심정이다.
뉴욕시각 3/12/2014 17:30분부터 일단 비가 내리기 시작한답니다.
지금은 영상이지만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내린다는데 많은 눈이 내리지 않았으면 하지요.
현재 12도인데 내일 새벽은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18도가 된다네요.
화씨 53도와 화씨 -2도
올해의 봄소식은 고국이 먼저 전해주는 느낌입니다. 뉴욕은 아직 요원하지요.
매우 추웠던 겨울이었고 눈도 많이 쌓였으며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답니다.
경칩도 지났고 손이 점점 바빠지는 시간이 되었네요. 가을을 위해서 씨앗을
뿌리셔야 하겠지요. 오늘 성당에서 St. Patrick에 관한 말씀이 있으셨는데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하셔 오늘에 이르렀다는 말씀에 씨앗의 중요함을
다시 느꼈답니다. 즐겁고 건강한 봄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봄비가 내리고 있지만 매우 춥습니다.
미국에서 언론 출판과 표현의 자유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넓게 보장받고 있다.
공공건물 폭파 협박 같은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협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법원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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