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에 희망한다면/배 중진
엄동설한과
깜깜한 밤에도
저렇게 깜찍한 모습으로 피어나
아름다움과 향기를 퍼트리는 저 힘에
감읍하면서
동토에도
봄비와 같이
주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고
소원하지요.
깨어 있으라/배 중진
깜깜한 새벽에
까만 까마귀의 울부짖는 소리가
어둠을 뚫고 선명하게 들리니
그들은 이른 시간에 왜 이리 설치는지
눈이 또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까
아니면 간밤부터 배가 출출하여
일찍부터 먹이를 찾아 나섰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성화인지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태양은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 무척 이나도 조용한 것을
폭풍 전의 고요함이라 했는데
그렇거나 말거나 거리는 한산하니
일요일 늘어지게 늦잠들을 자고 있으리라
자주 쏟아지는 눈에 지긋지긋하다 했고
봄이 한시 빨리 도래하길 고대한다면서도
저렇게 느긋하게 단잠을 즐기고 있으니
혹시나 하며 반가움에 달려오던 봄기운이
따분할 것을 미리 알고 딴 곳으로 새는 것은 아닐까
은근히 걱정되어 오가는 사람들을 반가워하며 흥을 돋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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