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저곳에선 지금/배중진

배중진 2011. 4. 19. 01:32

저곳에선 지금/배중진

날씨도 이상하지
안개가 자욱하더니
햇살을 받아 서서히
아주 서서히 본래의 모습이 보이는데

수 만 마리의 얼룩말들이
얽히고설켜서
다투고 있지는 않은지
다만 아비규환이 들리지 않을 뿐

수많은 군중이
헝클어지어
난투극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만 처절한 절규가 들리지 않을 뿐

이상한 날씨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라고
평온함만 감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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