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마중물/배중진

배중진 2011. 4. 19. 01:28

마중물/배중진

물 한 방울이 귀한 순간입니다
갈증으로 모두들 죽어가고 있는데
절대로 흘려 버릴 수가 없지요
그래도 행운을 빌며 쏟아 부어야 하지요

불씨를 살려야 합니다
이거 잘못 간수 했다간
갓 시집온 새 아기도 경을 치지요
자나깨나 불조심 이지요

쌈짓돈 아껴야 합니다
식구가 많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예상치 못한 것에서
돈달라고 아우성이지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 듯
지금 당장 마실 물이 없어도
고이 간직했던 것을 필요할 때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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