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몰류/배중진

배중진 2011. 4. 16. 22:30

몰류/배중진

국민학생인 아이가 대답할 때
사용하는 단어가 귀에 거슬린다
같은 충청도에서 해안지방인
당진군에서 처음 들어 보는데

뭐를 모른다는 것인지
캄캄한 부엌에서
그의 어머니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간단하면서도 기인 대답이었다

어머니는 할머니 같고
아버지는 힘없는 할아버지 같았으며
누나가 회초리를 들고 설치고
하숙생들은 전부 나이가 많은 곳에서

목청하나는 담백하면서도
그야말로 느려터졌는데
이 아이는 동작까지도
굼벵이 뺨을 치니

아침도 늦고
눈물도 많고
붙임성 좋고
쉽게도 풀어지는 아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했거늘
이름도 강녕인데 지금 강녕하신지
궁금한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은 세상
모르는 것이 약이지, 그저 대답은 몰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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