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만나서 반갑기는 하지만/배 중진

배중진 2014. 1. 1. 02:01

만나서 반갑기는 하지만/배 중진

 

친구의 축 성탄을 겸한 연말파티에 참석하여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이 하나씩 반갑게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느끼는 것은

안녕도 건강하지도 못함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사람도 있고

워커가 있어야 움직이는 친구도 있으며

하체가 부실하여 멀리 가지 못할 것 같은 분

머리가 지나치게 숙어져 답답한 모습 등

 

이 밤에 이곳까지 왔다는 것이 기적이었고

서로 해를 넘기면서 맞이하면서 즐기자는 것인데

시종일관 옆에서 불안하여 그들의 동정을 살피고

불편하거나 힘든 점이 없나 염려하니

 

만나서 반갑긴 하지만 삶이 녹록지 않음을 절실하게 느꼈고

창백한 얼굴이 불길함만 더해주었으며

같이 손뼉 치며 The Twelve Days of Christmas Song을 부르는데

제대로 실수하지 않고 부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나

 

몸은 불편해도 축 성탄의 의미는 잘 감지하고

늦게까지 어둠을 밝히며 조용하게 나름대로 겸사겸사 신년을 맞이하지만

그들을 남겨두고 떠나기가 민망했고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어

행복하고 즐거운 2014년이 되시길 남아서 간절히 소망했다네

 

 

 

 

 

 

 

 

 

 

 

 

 

 

 

 

 

 

 

 

 

 

 

 

 

 

 

 

 

 

 

 

 

 

 

 

 

 

 

 

 

 

 

 

 

백설공주님 댓글

차 한잔에 추억을 타서

차 한잔에 마음 실어
향기 고운 차 한 잔에 추억을 타서
그대와 함께 마시고 싶다.

아직 향기 가시지 않은
은은함이어도 좋고
갈색 빛깔로 물든 쓸쓸한 빛깔도 좋을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라면

저물어 가는 석양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슴속에 풍경화 하나
그대와 함께 그리고 싶다.

차 한 잔에 추억을 타서
마실 수 있는 사람이
그대였으면 좋겠다.

맑은 아픔이 흐르는
잊혀진 시냇물의 이야기여도 좋고
지난날 아련한 그림자 밟으며
함께 옛이야기 나누어도 좋을 사람이
그대였으면 좋겠다.

새 하얀 백설 위에 그리움을 낙서하며
옛 이야길 들어 줄 사람이
그대였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내 영혼의 그림자 씻어
그 씁쓸한 뒷모습을 씼어
저물어 가는 석양에 묻혀
밝은 미소 한자락을
그대와 함께 피우고 싶다.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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