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환갑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에게/배 중진

배중진 2013. 12. 29. 01:46

환갑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에게/배 중진

 

오래전 풍문으로 들었고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출발 시각과 도착 날짜 그리고 탐방지를 제주도로 정했으며

참가 인원이 이제까지 70명이 넘는다는 소식에

가슴이 쿵쾅거려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오

 

환갑 진갑 지나면 노인으로 취급한다는데

이제껏 선배님들도 해내지 못한 행사를 치른다는 것도 사건이요

240여 명 졸업생 중에 그 많은 동기가 열렬하게 성원하니

이런 기회를 계기로 또 새롭게 힘찬 출발을 하지 않겠는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서로 믿으면서 세월을 확인하고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 깃든다고 매주 등산을 하더니

일보 전진하여 단체로 환갑여행까지 계획하였으니

53년 전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 감히 꿈이나 꿨겠는지

 

우리가 즐겁게 만나면서도 참가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걱정하고

자주 볼 수 있어 반가운 가운데 불행하게 먼저 타계한 친구들도 생각하며

무의미하게 만나서 마시고 담배 피우고 소리 지르며 추태를 부리는 것보다는

조용하면서도 배움의 눈빛은 반짝이고 튼튼한 모습으로 역사의 장을 넘기세

 

 

 

 

 

 

 

 

 

 

 

 

 

 

 

 

 

 

 

 

 

 

 

 

 

 

 

 

 

yellowday2013.12.29 06:34 

한국에선 어쩌면 당연한 행사이지요.
가족여행도 하지만 단체여행이 주류를 이룬다는~~친구들과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니까요.

 

초등학교 친구들이 갑오 청마들이랍니다. 말같이 천방지축 날고뛰더니
고향이 그리웠던지 제주도로 회갑여행을 간다고 저 난리이네요. 3월에
간다는데 벌써 70명 이상이 신청했답니다. 저보고도 나오라고 하지만
축시를 지어 보내면서 뽀송뽀송하게 살쪄서 돌아오라고 농을 건넸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촌에서 자란 사람들이 예상이나 했겠는지요. 벌써
타계한 친구들도 있고 여러 사정이 있어 다는 같이 못 하지만 매우
뜻깊은 행사라 제가 그 소식을 듣고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답니다. 불행하게도
같이 못 하여 안쓰럽지만 나름대로 가을에는 고국을 방문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으며 이런 기회에 우정이 더 돈독해졌으면 싶고 건강하기를
기원했답니다. 청마 갑오년에도 좋은 일만 있으시기 바랍니다.

 

천년수님 댓글

"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신경숙의 '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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