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청설모가 두려워 하는 것은/배중진

배중진 2011. 4. 12. 05:39

청설모가 두려워 하는 것은/배중진

청설모가 세상 모르게
먹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배가 무척이나도 허기졌던가 봅니다
인간이 접근을 하여도 물러서지 않네요

두손으로 받쳐들고 먹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전혀 방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요
평화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무에서 내려왔고
옆의 나무로 도망을 가길래
싱겁다 생각을 하는 찰나
사나운 매가 덮치는 거 있지요

우릴 알기를 우습게 알면서
눈은 온통 주위를 살피고 있었지요
그것도 모르고 만물의 영장을 경배하는 줄
제 멋대로 착각을 했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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