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배중진
혹독했던 겨울도 머뭇거리고
빠르게 달리던 하루 해도
간신히 산을 넘어가니
고요는 더욱 가슴으로 파고드누나
동쪽은 아직도 밝기만 한데
산밑은 그야말로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간간히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물결이 작은 피라미들 같이 반응하고
까마귀소리와 거위소리 그리고 참새소리
그래 돌틈 사이 속삭이며 흐르는 물소리
마지막 남은 떡갈나뭇잎 흔드는 소리
그리곤 우리의 발자욱소리가 전부인
산속의 호수
찾는이 없어 서글프지만
말없는 바위가 지켜보고
산그림자를 다독이며 밤은 깊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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