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봄이여/배중진

배중진 2011. 4. 12. 05:43

봄이여/배중진

이상하다 봄이 왔었는데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찾아 나서야 되겠네
할 일이 산더니 같으니 말이다

봄이 살짝 입김을 불어 넣었던 곳에는
그래도 뭔가 피어 오르고 있었고
다녀간 흔적이 이곳 저곳에 있긴 있었다
그러나 정을 많이 쏟은 흔적은 보이지 않고

영하로 내려간 오늘 같은 날에는
엄살을 피우며 아예 쳐박혀 있는 느낌이다
춥다느니 감기들어 몸이 찌부등 하다며
갖은 변명을 하며 싸매고 누워 있으니

갈길이 먼데 이를 어쩐다
살살 달래서 우선 양지쪽으로 내보내고
바람을 막아주며 물로 축축하게 적셔
마음껏 기운을 펼치게 하겠다

 

2011.11.24 07:30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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