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찾아서/배중진
많은 눈이 내렸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많은 양보를 하여 교통장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비와 섞여 내렸기에 나무의 모습들이 멋지게 보였는데
북쪽으로 올라가면 더욱 가관일것 같아 차를 몰았다
불행하게도 예상밖의 경치였고
알고 있는 면세점을 찾아 가는데
순간의 판단착오로 엉뚱한 곳에 떨어졌으며
다시 돌아 오다가 또 실수를 하여 지나쳤다
집에 있어야 했는데 왜 나왔던가 하는 후회도 했고
이런 실수를 거듭했음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만 쇼핑을 한다는 명분하에 간신히 도착하여
분위기를 살폈는데 좀 한산한 느낌을 받았다
도시를 떠나 자연에 근접하니
등치가 큰 새들도 보였고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살아남기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었다
청설모를 주시하는데
매가 덮쳐왔으며
거위들이 있는 곳에
개들이 훼방을 놓고 있었다
사슴들이 떼를 지어 양지바른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나무색들과 너무 흡사하여
잘 보이지도 않더라
큰 새들은 높은 곳에서 주위를 살피고
작은 새들은 덤불속에서 지저귀었으며
그늘진 곳의 눈들은 남아 있었지만
양지쪽의 눈들은 언제인 듯 사라진 봄날이었다
'詩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설모가 두려워 하는 것은/배중진 (0) | 2011.04.12 |
---|---|
어리석은 나무/배중진 (0) | 2011.04.12 |
얼굴/배중진 (0) | 2011.04.12 |
김삿갓을 그리며/배중진 (0) | 2011.04.12 |
소와 소나무/배중진 (0) | 201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