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소와 소나무/배중진

배중진 2011. 4. 12. 03:11

소와 소나무/배중진

소나무가 바람에 너울거리는데
왜 누렁이의 볼이 우물거린다고 느꼈을까
소나무의 껍질을 보면서
누렁이의 엉덩이가 생각이 나느냐구

솔잎을 보니
비록 색은 다르지만 털과 같고
절개를 지킴이
충직스런 누렁이와 같도다

몇 백년을 자리지키고
몇 십년을 희생하는데
모두들 우러러 보고
모두들 감사해 한다

잘려서 집을 세우고
팔려서 집을 세우니
영원한 향이 감돌고
영원한 혼이 감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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