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토요일 아침/배 중진

배중진 2013. 11. 16. 23:53

토요일 아침/배 중진

 

어둠은 동쪽에서 아직도 서성이는데

저 멀리 서쪽에서 간밤에 비를 뿌렸던

구름이 돌돌 말려옴을

눈으로 확연하게 확인하면서

 

어둠 속을 더듬어 부엌에 나가

신체의 리듬을 끊을 양 커피를 끓이고

감미로운 클래식으로 잠을 밀쳐내면서

느긋하고도 혼자만의 세계를 즐기려 하는데

 

어둠을 성급히 걷어내려는 듯

5개의 상점이 있는 건물의 지붕 위에서

낙엽을 모으는 고약한 소리에 이어

물기가 촉촉한 지붕을 강제적으로 말리는 소리

 

넓기도 하거니와 이웃을 생각했다지만

토요일임을 간파했다면 저렇게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 텐데

빗물로 인한 피해가 컸기에 며칠 전에 낙엽을 청소하더니

다 마치지 못하고 미뤘었는데 오늘 끝장을 내려는가 보다

 

하루를 뜻있게 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는데

본의 아니게 주위환경에 의하여 아침이 망가졌고

기원하는데 조속히 마무리하여 조용해졌으면 하는데

이어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녹여 붙일 테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씀과 같이

아침 일찍 어디론가 조용한 곳으로 떠나야 할 텐데

마땅히 갈 곳은 없고 그렇다고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굉음은 모든 작은 소리를 삼키니 불평한들 들리겠는가

 

 

 

 

 

 

 

 

 

 

 

 

 

 

 

 

 

 

 

海山 김 승규2013.11.16 23:58 

"어둠은 동쪽에서 아직도 서성인다"
"굉음은 모든 작은소리 삼킨다"

처음과 끝이 압권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약간 차이가 있지 싶었답니다. 미국은 짧게 일하고 일찍 은퇴하여
자유롭게 여유를 가지고 살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정년퇴직까지 눈치 보며
일하려고 하고 일찍 은퇴한 사람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지요.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집값이 너무 비싸 다른 곳에 지출하는 것이 부담
되리라 생각도 합니다. 미국사람들은 여윳돈이 없답니다. 저축하지 않고
정부에서 또는 개인연금에서 나오는 것을 가지고 빠듯하게 살지만 일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고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으며 무조건적인 도움도 주지
않아 자신만의 노후대책을 지혜롭게 꾸려 나간다는 생각이랍니다. 지천명 세대의
희생이 있어 오늘날의 한국이 있음을 당사자 이외 누가 알겠는가 하는 씁쓸함을
배제할 수 없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어제 둥근 달이 뜨고 나서 까지도 일을 했지만 다 끝내지 못하고
일요일 아침 08:00 시가 넘으니 또 그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불행하게도 비 소식이 있어 서둘러야 할 형국이더군요. 알고 있기는
Blower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있고 시간이 있답니다. 워낙 소음이 심하고
먼지를 많이 일으키니 사용 금지하는 지역도 있답니다.

 

힘들지만 조용하게 갈퀴를 사용하라는 것이지요.

 

일요일 아침 08:00 시에 작업을 시작했다가 10:30분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공사가 또 중단되었으니 월요일에도 비 소식이 있고 화요일에는 마무리
지을 수 있겠지 생각도 해봅니다.

 

배중진2013.11.20 01:09

어제 이어 오늘도 일하고 있지만 매우 추운 날씨랍니다.
바람이 강하여 애를 먹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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