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Skunk/배 중진

배중진 2013. 11. 7. 08:37

Skunk/배 중진

 

시작은 밝은 날씨였는데
점점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오후엔 두터워져 아쉬움 속에도
한 가닥 희망을 품고 한가하게 공원에 나갔는데

 

아름답게 단풍이 들었어도
화려하지 않음을 어찌 태양 탓만 하오리까
어디선가 지독한 스컹크 냄새가 풍겨왔고
킁킁 코를 벌름거리며 둘러보니

 

스컹크가 멀리 보이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어
카메라를 빌려 끌어 당겨보니
죽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아

 

누군가 길에서 차에 치여 죽은 것을
공원에 갖다 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백인 관리자가 나타나
대뜸 왜 사진을 찍느냐는 것이다

 

공원에서 사진을 찍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어이없어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데
한술 더 떠서 허가증이 있느냐고 물으니
기가 찼고 저 몰지각한자가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인지

 

오늘은 두 번째라서 물러가지만
세금을 내고 선량한 시민이 이용하는 공원인데
민들레같이 이유 없이 밟히지는 않으리라
불쾌한 냄새의 스컹크와 저 양반이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시작은 밝은 날씨였는데
점점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오후엔 두터워져 아쉬움 속에도
한 가닥 희망을 품고 한가하게 공원에 나갔는데

아름답게 단풍이 들었어도
화려하지 않음을 어찌 태양 탓만 하오리까
어디선가 지독한 스컹크 냄새가 풍겨왔고
킁킁 코를 벌름거리며 둘러보니

스컹크가 멀리 보이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어
카메라를 빌려 끌어 당겨보니
죽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아

누군가 길에서 차에 치여 죽은 것을
공원에 갖다 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백인 관리자가 나타나
대뜸 왜 사진을 찍느냐는 것이다

공원에서 사진을 찍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어이없어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데
한술 더 떠서 허가증이 있느냐고 물으니
기가 찼고 저 몰지각한 자가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인지

오늘은 두 번째라서 물러가지만
세금을 내고 선량한 시민이 이용하는 공원인데
민들레같이 이유 없이 밟히지는 않으리라
불쾌한 냄새의 스컹크와 저 양반이 관계가 있지 않을까

 

오솔길2013.11.07 18:18 

아름다운 사진 잘 보았습니다 배중진님 복된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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