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물길따라/배 중진

배중진 2013. 10. 21. 12:13

물길따라/배 중진

 

눈이 부시게 찬란한 가을날
성당에 간다는 것이 그래서
살짝 야외로 빠졌으니
계획이 있을 리가 없었고

 

예전에 가봤던 7개의 호수를 향하여
눈이 부시게 달리는데
길가에 길게 늘어선 차들이 있어
호기심이 발동하여 공간을 찾았고

 

마침 빠져나간 자리가 있어 주차한 뒤
앞쪽으로 가야 하나 뒤쪽에 뭔가 있나
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배낭을 메고 오는 사람이 있어 물으니

 

앞쪽으로 방문자 안내소가 있으니
가서 알아보라며 별 이상한 사람도 있다는 식이었고
들어가서 필요한 것이 있나 살핀 후
지도를 파느냐고 여쭸더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포기했고

 

안내판에 붙여놓은 지도를 살피고 사진 찍고는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붙었는데
세상에 계곡이 나오면서 물이 흘렀고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깨끗해서 좋았으며

 

단풍에 둘러싸여 차츰 올라가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어렵지도 않았는데
갈림길이 나타나 어느 쪽을 택할까 궁리하다가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어 경치를 생각 물길을 따르기로 했는데

 

이렇게 바위가 많은 계곡은 처음 보았고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탄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내려오는 오솔길이라서 앞에도 뒤에도 인적이 끊겨
산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없이 나무에 표기한 것만 따라갔고

 

그 표시마저 없어 당황하기를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바위가 덮치지 않을까, 미끄러져 발목이라도 다치면 어쩌나
불길한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일어났으며
전화기가 터지나 시험도 했으나 내비게이션은 길을 찾지 못했다

 

끝도 없이 바위는 길을 막았고 오래된 나무는 촘촘히 서 있었으며
그나마 밝은 햇빛이 있어 무섭지는 않았지만
마실 물도 없이 무엇을 찾아 계속 오른다는 것이 불안하여
배도 고파 그만 내려갈까 하다가도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무작정 올라갔으며 둘러보면 표시가 저만치서 기다려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전진하다 보니
다른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더 쉬운 산길을 이용하는 등산객이 많았음을 알겠더라

 

고국에서는 산마다 울긋불긋 단풍과 섞인 등산객이 초만원이라더니
이곳에서도 한국말이 많이 들렸으며 한국어로 인사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어떤 아주머니는 찍은 사진도 보여주면서 늦지 말 게 하산하라며
산은 어둠이 더 빨리 찾아오니 조심하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그분이 제일 정확한 정보를 주셨고 말씀대로 호수는 나타났으며
답답한 심정을 참고 오르던 입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으며
고생했던 보람이 있었고 이런 맛에 등산하지 싶었으나
어떻게 또 그 고생길을 내려가나 하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준비되지 않았던 발목은 힘이 없고 다리는 떨렸으며
바위와 큼직한 돌, 조약돌이 성가셨으며
결국은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4시간 동안 산을 탔으니
무계획이 사람을 잡았고 다른 것 다 포기하고 기어서 돌아왔다네

 

 

 

 

 

 

 

 

 

 

 

 

 

 

 

 

 

 

 

 

 

 

 

눈이 부시게 찬란한 가을날
성당에 간다는 것이 그래서
살짝 야외로 빠졌으니
계획이 있을 리가 없었고

예전에 가봤던 7개의 호수를 향하여
눈이 부시게 달리는데
길가에 길게 늘어선 차들이 있어
호기심이 발동하여 공간을 찾았고

마침 빠져나간 자리가 있어 주차한 뒤
앞쪽으로 가야 하나 뒤쪽에 뭔가 있나
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배낭을 메고 오는 사람이 있어 물으니

앞쪽으로 방문자 안내소가 있으니
가서 알아보라며 별 이상한 사람도 있다는 식이었고
들어가서 필요한 것이 있나 살핀 후
지도를 파느냐고 여쭸더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포기했고

안내판에 붙여놓은 지도를 살피고 사진 찍고는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붙었는데
세상에 계곡이 나오면서 물이 흘렀고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깨끗해서 좋았으며

단풍에 둘러싸여 차츰 올라가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어렵지도 않았는데
갈림길이 나타나 어느 쪽을 택할까 궁리하다가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어 경치를 생각 물길을 따르기로 했는데

이렇게 바위가 많은 계곡은 처음 보았고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탄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내려오는 오솔길이라서 앞에도 뒤에도 인적이 끊겨
산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없이 나무에 표기한 것만 따라갔고

그 표시마저 없어 당황하기를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바위가 덮치지 않을까, 미끄러져 발목이라도 다치면 어쩌나
불길한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일어났으며
전화기가 터지나 시험도 했으나 내비게이션은 길을 찾지 못했다

끝도 없이 바위는 길을 막았고 오래된 나무는 촘촘히 서 있었으며
그나마 밝은 햇빛이 있어 무섭지는 않았지만
마실 물도 없이 무엇을 찾아 계속 오른다는 것이 불안하여
배도 고파 그만 내려갈까 하다가도 호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무작정 올라갔으며 둘러보면 표시가 저만치서 기다려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전진하다 보니
다른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더 쉬운 산길을 이용하는 등산객이 많았음을 알겠더라

고국에서는 산마다 울긋불긋 단풍과 섞인 등산객이 초만원이라더니
이곳에서도 한국말이 많이 들렸으며 한국어로 인사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어떤 아주머니는 찍은 사진도 보여주면서 늦지 말 게 하산하라며
산은 어둠이 더 빨리 찾아오니 조심하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그분이 제일 정확한 정보를 주셨고 말씀대로 호수는 나타났으며
답답한 심정을 참고 오르던 입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으며
고생했던 보람이 있었고 이런 맛에 등산하지 싶었으나
어떻게 또 그 고생길을 내려가나 하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준비되지 않았던 발목은 힘이 없고 다리는 떨렸으며
바위와 큼직한 돌, 조약돌이 성가셨으며
결국은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4시간 동안 산을 탔으니
무계획이 사람을 잡았고 다른 것 다 포기하고 기어서 돌아왔다네

 

오솔길2013.10.22 14:41 

힘드신 일이 계셨군요 배중진님 고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yellowday2013.10.23 05:31 

길을 모를땐 다음에 다시 올것을 남겨두고~~~~
남의 일행들과 합류를 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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