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헤매는 발길/배 중진

배중진 2013. 10. 20. 21:47

헤매는 발길/배 중진

 

집을 떠날 때만 해도
짙은 창공은 끝이 없었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경이로운 경치에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검은 구름이 몰려오면서
근심도 자꾸 쌓이고
처음 가는 길이라 불안도 했는데
주차문제로 절대 입장은 불가라며 막는다

 

쾌재를 부르는 악마는 비까지 흩뿌리고
한 시간 반을 죽기 살기로 달려왔건만
낙담을 하며 투덜투덜 하산하다가
혹시라도 또 다른 입구가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초행의 사나이에겐 비참한 낙엽만 아무렇게나 보여주고
돌고 돌다가 뭔가를 안고 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되돌아와 다시 문을 두드리니
무슨 연유인지 입장을 허가받았으나

 

춥고 바람이 강하고 궂은 날씨에 어디부터 시작하여야 하며
최고의 경치는 어디인가 다급하게 찾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으니
저 먹구름 속인 양 더듬어 갈 수밖에

 

다행히도 지도에 'You are here'라는 표시가 있어
호수를 끼고 돌기로 마음먹었으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산길이
가장 많이 답사하는 곳이며 아름다웠고

 

절정의 단풍이 꽉 찬 느낌인데
언제나 그랬듯 최고의 경치는 숨겼으며
한숨을 쉬며 더도 말고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은
어둠을 쫓을 찬란한 빛이었다

 

 

 

 

 

 

 

 

 

 

 

 

 

 

 

 

 

 

 

 

 

 

 

 

 

 

 

 

 

 

 

집을 떠날 때만 해도
짙은 창공은 끝이 없었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경이로운 경치에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검은 구름이 몰려오면서
근심도 자꾸 쌓이고
처음 가는 길이라 불안도 했는데
주차문제로 절대 입장은 불가라며 막는다

쾌재를 부르는 악마는 비까지 흩뿌리고
한 시간 반을 죽기 살기로 달려왔건만
낙담을 하며 투덜투덜 하산하다가
혹시라도 또 다른 입구가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초행의 사나이에겐 비참한 낙엽만 아무렇게나 보여주고
돌고 돌다가 뭔가를 안고 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되돌아와 다시 문을 두드리니
무슨 연유인지 입장을 허가받았으나

춥고 바람이 강하고 궂은 날씨에 어디부터 시작하여야 하며
최고의 경치는 어디인가 다급하게 찾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으니
저 먹구름 속인 양 더듬어 갈 수밖에

다행히도 지도에 'You are here'라는 표시가 있어
호수를 끼고 돌기로 마음먹었으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산길이
가장 많이 답사하는 곳이며 아름다웠고

절정의 단풍이 꽉 찬 느낌인데
언제나 그랬듯 최고의 경치는 숨겼으며
한숨을 쉬며 더도 말고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은
어둠을 쫓을 찬란한 빛이었다

 

Minnewaska State Park Preserve, New Paltz, New York

 

yellowday2013.10.23 05:25 

올핸 제이님 블에서 단풍구경 실컷 합니다.
아찔한 순간을 맛보셨군요. 에구

'詩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구경/배 중진  (0) 2013.10.22
물길따라/배 중진  (0) 2013.10.21
사납게 먹이를 노리고 있는 매/배 중진  (0) 2013.10.19
별이 빛나는 가을/배 중진  (0) 2013.10.19
동업자의 말로/배 중진  (0) 2013.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