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이 무섭지 않은 귀뚜라미/배 중진
그동안 여름인지 가을인지 애매하게 매우 시원했었는데
그것도 알고 보면 다 귀뚜라미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그들은 가을이 저만치서 오는 것을 미리 알고
그 기쁜 소식을 전해주려고 허겁지겁 달려왔다더군
그동안 잠잠하다가 가끔 존재를 알려주던
그 멋쟁이 매미들이 시들하다가 오늘 딱 한 번 들려주기에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없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그것도 겁을 모르는 귀뚜라미가 밤낮으로 기승부려서일 거야
그것을 몰랐던 천둥과 번개가 하늘을 찢고 귀를 쩌렁쩌렁 자극했지만
그렇게 하는 것도 한도가 있었고 번쩍거리다 점점 멀어져 갔는데
그것이 꼭 구름이 충돌을 피하려 돌아가서가 아니었다더군
그리곤 귀뚜라미의 함성이 밤하늘을 호령하네
#무섭게 쏟아지던 소낙비였고 밤하늘을 가르는 번개였지만
쩌렁거렸던 천둥도 지금은 들려오지 않고 있으며 대신 귀뚜라미가
거세게 울어대고 있답니다.
yellowday2013.09.13 14:13
그렇게 해서 또 한 계절이 바뀌어 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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