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나방/배 중진

배중진 2013. 9. 1. 06:39

나방/배 중진

 

한참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소리도 없이 창문의 방충망에 나타나
깜깜한 밤을 등지고
하얀 모습으로 밤을 새우네

 

사생활을 들켜서 기분이 나빴고
남의 이야기를 즐기는지
꼼짝도 하지 않으니
불청객을 어찌할까

 

가까이 다가가 소곤거렸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아
센 입김을 불어넣어
떠날 것을 종용해도

 

너는 떠들어라
나는 이 밤을 그대 창가에서 보내겠노라 하여
손톱으로 튕겨 절망의 나락으로 떨구는 이 심정
편안치는 않았다네

 

#아름다움과 색깔 그리고 향기를 전혀 해치지 않은 채
그 꽃가루만을 따가는 저 벌처럼 우리 사람도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어느 댓글을 읽은 기억이 있답니다.

 

그러나 사진을 담다 보면 호박벌이 쿵 하며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요.
살살 다루는 것이 아니고 무자비하게 굴지만 그런 고통은 고통도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답니다.

 

오히려 찾아주어 감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답니다.
수많은 꽃 중에 선택되어 감사할 일이기도 하겠지요.

 

海山 김 승규2013.09.01 08:44 

나방에도 시심詩心이 담겼습니다.

 

백목련2013.09.01 09:44 

방긋^^

오랜만에 제이님 뜰에 들러 편히 쉬다가요
자주 들러시고
행복하고 고운 구월 되시길 빌어드려요 ^^

 

라일락향기2013.09.11 14:03 

살며시 다가온 한마리 나방을 바라보시면서 글을 쓰시는 jj님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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