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배 중진
말씀을 하시지 않아
한국 분이신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차림새로 느낄 수는 있었으며
화려하거나 거만하지도 않으셨고
매우 조용하시고 인자함이 풍기셨는데
이미 몇 번 다녀보셨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이셨으며
할머니가 앞장을 스셨고
넓은 식물원의 어디론 가로 가셨는데
손에 들고 계시는 것도 없이
손가방도 없이 나들이하셨기에
자꾸 신경이 쓰이며 궁금하기 짝이 없었는데
교회나 모임에서 같이 오시지 않았고
미국을 잘 알고 계시는 느낌도 받지 않았는데
멀리도 가지 못해 나무의자에 벌써 앉으시니
바쁜 아들딸들은 두 분의 외출을 매우 걱정하고 있으리라
카페도 있고 안전한 장소이지만
의지할 사람도 대동하지 않았고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하실 테지만
멋진 추억을 만드셨으면 하고 기도드리네
님 ..늘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더위도 한풀 꺾이는듯 하군요,
수확의 계절이 닥아오니 마음까지 풍성해 지는 듯합니다.
늘 건강하시어 이 좋은 시절에 즐겁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나옹선사의 선시 한수 놓고 갑니다
>저절로 선을 설하네<
無端逐步到溪邊 = 무단히 걸음 따라 시냇가에 이르니
流水冷冷自說禪 = 물소리 냉랭하게 저절로 선을 설하네.
遇物遇緣眞體現 = 만나는 사물이나 만나는 일들이 참모습 드러내니
何論空劫未生前 = 공겁이전 소식과 부모미생전 소식을 논할 것이 없어라
>나옹혜근(懶翁惠勤,1320~1376,高麗) 禪師의 禪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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