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이 소리가 아닙니다/배 중진

배중진 2011. 3. 17. 02:29

이 소리가 아닙니다/배 중진


1970년대 초
지글거리는 뜨거운 여름
모두 헐떡거리며 힘겹게 더위를 삭이고 있는데
드넓은 논에서 농약을 뿌리고 있는 건장한 이장 아들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분무기의 소리가 경쾌하며 빠르게 치고 나간다
재래식 분무기를 사용했던 우매한 사람들에게 기적의 손길이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 학생들에게 그 소리는 마치 자장가인 듯
여름방학을 즐기며 둥구나무 아래에서 모처럼의 휴식을 맞아
매미 소리와 같이 스르르 잠이 들었었는데


2009년 여름
빗자루가 없는 이곳 미국에서
같은 소리를 듣는다
논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고
아스팔트로 덮여 있는 주차장을 빠르게 청소하며 나아가고 있다
한가로움은 마찬가지이고 매미 소리도 같지마는

40년 성상이 흘렀고 장소도 다르며
주위의 에어컨 굉음과 더불어
추억 속의 소리는 들려와도 낮잠을 즐길만한 소리는 아니었다

 

2015.04.16 06:54

이 소리가 아닙니다/배중진


1970년대 초
지글거리는 뜨거운 여름
모두들 허덕이며 힘겹게 더위를 삭이고 있는데
드넓은 논에서 농약을 치고 있는 건장한 이장아들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분무기의 소리가 경쾌하며 빠르게 치고 나간다
재래식 분무기를 사용했던 우매한 사람들에게 기적의 손길이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 학생들도 그 소리가 마치 자장가인듯
여름방학을 즐기고, 모처럼의 휴식
매미소리와 같이 스르르...

2009년 여름
빗자루가 없는 이곳 미국에서
같은 소리를 듣는다
논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고
아스팔트로 덮혀 있는 파킹장을 빠르게 청소하며 나아가고 있다
한가로움은 마찬가지이고, 매미소리도 같지마는

40년 성상이 흐르고도
주위의 에어콘 굉음과 더불어
깜깜한 소리만 온통 들려온다.

 

교정, 수정했음. 복사 다시 할 것. 

 

8/16/2009 1:36 AM

1970년대 초
지글거리는 뜨거운 여름
모두들 허덕이며 힘겹게 더위를 삭이고 있는데
드넓은 논에서 농약을 치고 있는 건장한 이장아들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분무기의 소리가 경쾌하며 빠르게 치고 나간다
재래식 분무기를 사용했던 우매한 사람들에게 기적의 손길이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 학생들도 그 소리가 마치 자장가인듯
여름방학을 즐기고, 모처럼의 휴식
매미소리와 같이 스르르...

2009년 여름
빗자루가 없는 이곳 미국에서
같은 소리를 듣는다
논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고
아스팔트로 덮혀 있는 파킹장을 빠르게 청소하며 나아가고 있다
한가로움은 마찬가지이고, 매미소리도 같지마는

40년 성상이 흐르고도
주위의 에어콘 굉음과 더불어
깜깜한 소리만 온통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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