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배중진
모 국회의원이 선거공약으로 다리를 건설한것은
한참 후의 일이 되었고 그 전까지는 뱃사공의 힘을 빌려
깊은 물을 건너야만 했다
깊은쪽은 밭에 바로 연결이 되어 길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었으나
얕은 쪽은 그들이 길을 만들어 놓고 물길을 돌려야만 했다
간신히 자전거를 끌고 갈만한 폭이었었지
그들이 어찌 근동사람과 타지 사람들을 인식하는지 내 알바는 아니고
가을에 쌀을 걷으러 다니는것을 보았다
한 번 이용한 사람도 아마 100번 이용한 사람도 주는대로 챙겼으리라
긴 장대로 두 명이 노를 젓고 밀고 했었던것 같다
우린 깡총뛰어 양쪽으로 걸터앉았고
가끔씩 바가지로 바닥의 물을 퍼냈던 기억이다
물을 가르고 조용히 미끄러짐이 좋았으며
물살이 쎄니 위로 쭈욱 올라갔다 내려가며 피안으로 기수를
노와 뱃전이 닿는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늦은밤 이 배를 놓치면 22강다리를 건너야 한단다
기차가 다니는 길을 무서워서 어찌 건너갈까
우린 감히 그런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지키는 사람도 있었으리라
백사장에서 마지막으로 배를 저어온 후
노를 어깨에 들춰메고 사공이 돌아간 후에도
오지 않는 사람을 마냥 기다렸던 달 밝은 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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