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우리/배 중진
민들레의 눈부심에 현혹되어
노란 꽃과 변화된 흰 모습을 살피느라
딴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Mockingbird가 요란을 떨어
소리 나는 방향으로 눈여겨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자웅이 쫓고 쫓기며
행복하게 나무를 타고 있다가
슬그머니 나무 속으로 숨기에
몇 걸음을 떼어 그쪽으로 향하니
알아차리고 옆 나무로 옮아가
주위를 산만케 하려 했지만
호기심을 누르지는 못했으며
세상에, 처음 보는 그들의 둥지는
다른 새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아직 완성된 느낌을 받지 못했으며
특이한 알도 유별난 새끼가 없어서인지
사납다는 그들도 달려들지 않았으며
잠깐 이쪽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면서
방심을 자책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보금자리를 빼앗길 흉내지빠귀가 아니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다듬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투로 되돌아와서
아쉽게도 완벽함이 들통 났지만
아찔함을 호소하며 내일을 노래하리
뉴욕 근처에는 높은 산이 없어 아쉬움이지요.
공원을 다녀왔는데 허리케인 샌디로 입은 피해가
아직도 눈에 선하더군요. 벌써 6개월이 지났지만
고목이 쓰러진 자리가 너무 선명하게 휑하여
이제 나무를 심지만 몇십 년 아니 몇백 년이 걸려야
옛날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오겠지 싶어 안타까웠답니다.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고 감히 누가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
꿈속에서조차 짐작했을까요.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보고 왔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청출어람이 되어 한국의 장래를
이끌어 나갔으면 싶습니다. 수고도 많이 하셨고 좋은 일만
있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