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초목/배 중진
많지는 않지만 대나무 숲 속에
높지는 않지만 언덕이 있었고
넓지는 않지만 공간이 있으며
깊지는 않지만 물고기 즐기네
한번 울면 산천초목이 벌벌 떤다는
거대한 호랑이가 즐비하지만
누구 하나 불만을 터트리지 않았으며
울안에서도 꽃을 피우고 풀이 자라고 있었으니
포효하는 소리 듣고 싶기도 하고
서로 날뛰며 엉겨붙어 장난하고
동물의 왕으로서 위용을 보고 싶은데
모든 것은 호랑이 담배 피울 적 이야긴가
엎디어 있는가 싶었는데
귀찮다는 투로 발랑 누워서는
봄볕에 눈을 감아버리니
먹고 먹히는 살벌한 동물의 세계는 아닌 듯
저는 충청도 산골에서 살았었는데도 두릅이라는 것을 모르고
자랐으니 그쪽에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평생 먹어 본 기억이 없답니다. 남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모르고 살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고 이곳 한국 시장에 가봐도
그런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언젠가는 먹어보려고 잔뜩 기회를 노리고
있답니다. 멋진 휴일이 되시기 바랍니다.
뉴욕에도 동물원이 있고 얌전한 모습이지만 이빨은 빠진 것이 아니니
언제 동물의 근성을 보일지 알 수는 없겠지만 울안에서도 꽃이 피고
있어 무섭지마는 아닌 것도 같더군. 친구들의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만났었지 싶더군. 사랑의,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행복한 일들만 있었으면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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