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달님/배 중진

배중진 2013. 4. 14. 12:25

달님/배 중진

 

그동안 날씨도 나빴고

여유도 없었으며

아침까지도 비가 내렸었는데

까만 밤에 밝은 모습

 

너무나 반가웠답니다

간신히 10%만 볼 수 있었지만

밤길을 걷는데 든든함을 느꼈으며

소통할 수 있음에 적적하지 않았지요

 

고향에선 아버지 생신이라고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경황 없이 떠나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상실감을 간신히 추스르고 있지만

 

그 심정들이 오죽했으면 짧은 시간

병이 나서 수술을 받아야 했고

교통사고도 났으며 아시겠지만

반가운 소식은 하나도 없더군요

 

구심점을 잃고

혼비백산한 모습들이고

남아있는 식구끼리 결속을 다지지만

어머니의 공백이 너무 크옵니다

 

알게 모르게 새벽 불공드리시고

지극정성으로 자신의 몸보다도

식구들을 위해 기도를 하셨는데

이제 누가 있어 그리한답니까

 

살짝 내미신 달님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것 못지않게

모두 반가워했겠지요

특히나 홀로 계신 아버지의 심정이 어련하실라구요

 

잘 보살펴 주십시오

외롭지만 밝은 모습에 마음이 놓이기도 하면서

필요할 때만 응석을 부려보기도 하네요

까만 밤 밝게 비춰주시기 바라옵니다

 

 

 

 

 

 

 

 

 

 

 

 

 

 

 

 

 

 

 

 

 

 

 

 

 

 

 

 

 

4/25/2013 Full Moon

 

4/13/2013 토요일 뉴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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