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할머니의 사랑/배 중진

배중진 2011. 3. 16. 02:46

할머니의 사랑/배 중진  9/20/2009  00:55


할머니에게도 순정은 있었나 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아가씨가
수줍음만 타는 그야말로 어린 것이
뭘 안다고 총각의 손을 잡았을까

시집온 할머니들이
증조할머니의 회초리를 맞아가며 컸다는
기이한 운명이었으니
결혼풍습을 탓하여야 하나 아니면 인권 부재의 시절을 탓할까

한 지붕 아래 죽어라 같이들 일을 하고
날이 시퍼런 시어머니 눈치 보며
그래도 부부라니 같이 잠을 자며
무서운 남편을 모셔야 했고

눈만 마주쳐도 애를 가져
줄줄이 주꾸미 엮어 딸려 나오듯
이름도 모른 채 산 세월만큼 나오니
농사철 손이 달릴 염려는 없다고 히죽거린다

 

밥만 주면 끊임없이 똑딱거리는 할아버지의 벽시계
할아버지 여의시고 눈물로 넓은 집을 혼자 지키시는 할머니
공허하며 적막감으로 숨이 멎을 것 같고
벽시계마저 잠들면 또 죽음인 듯 두려워

 

영문도 모르는 손자에게 부탁하여

항상 큰 집을 울릴 수 있도록

태엽을 감아달란다

할아버지가 기침하시듯

 

2011.03.16 02:47

좀 심하게 썼나?ㅎㅎ

 

깡촌

 

2015.04.29 01:15

할머니의 사랑/배중진

할머니에게도 순정은 있었나 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깡촌 아가씨가
그야말로 어린것이
뭘 안다고 총각의 손을 잡았을까

시집온 할머니들이
증조할머니의 회초리를 맞아가며 컷다는
기이한 운명이었으니
결혼풍습을 탓하여야 하나 인권을 탓할까

죽어라 같이들 일을 하고
눈치보며
그래도 부부라니 같이 잠을 자며
무서운 남편을 모셔야 한다

눈만 마주쳐도 애를 가져
줄줄이 주끼미 엮어 딸려 나오듯
이름도 모르고 산 세월만큼 나오니
농사철 손이 딸릴 염려는 없다고 히죽거린다

밥만주면 똑딱거리는 벽시계
그 웬수가 사라지니
공허하며 적막감으로 숨이 멎을것 같아
얘야 죽이지 말고 그이가 숨쉬듯 들리게 하려무나

 

*다시 복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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