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시골인심/배중진

배중진 2011. 3. 16. 00:50

시골인심/배중진


할아버지의 손길이 얼마나 갔을까
하지만 할머니의 정성이 더 묻어있지 않았을까

비오는 날부터 옮겨 심어
손자녀석들의 침 흘림도 마다하고
알갱이도 굵고 거무죽죽하게 건강한 삶이었는데

스산한 가을바람이 불어 오던날
밭에 나가보니
대가리가 없이
꼿꼿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었던거야

할아버지의 괴성이 오가고
돈이 될만한 곳이
싹뚝 베어져 오간데가 없는거 있지

남들이 볼새라 밭의 안쪽에 심어 놓았건만
가을앞에서의 나부를 어찌 막으랴

빗자루 장사아치들이 흥정을 하는듯 하더니만
일을 냈는지..알 수가 없으니..

쌈지돈도 날라가고
헛간 매달려 있어야 할곳엔 텅텅

그런 수수깡이를 가져다
울타리로 삼는 심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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