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에구, 원통해라/배중진

배중진 2011. 3. 16. 00:10

에구, 원통해라/배중진



왜?
우리집은 감나무가 없었을까?
여름만 되면
애꿎은 누나 졸라대어
이웃집 감나무 밑에 가서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렸으니..

배나무, 사과나무는 감히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대추나무, 밤나무는 최소한도 갖췄어야

파란감이 색이 변하고
허공에서 입맛을 다시게 할때는
도저히 참기 어려웠지 싶었다
하늘은 높고 감나무는 낮고
감이 떨어지길 입을 벌리고 서있는 꼴이라니

아마도
감놔라 배놔라
이웃과 다투기 싫어서
아예 고욤나무조차 심지 않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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