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월든 호숫가에서/배 중진

배중진 2013. 2. 11. 00:00

월든 호숫가에서/배 중진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을
직시할 수 없기에
굵은 소나무 둥치 뒤쪽에서
맑은 호숫물에 반사하는 빛을 감수하며

 

이곳에서 자연과 소통하셨던
위대한 예찬론자의 본질적인 삶을
지구 반대쪽에서 일부러 찾아와
호숫가를 산책하시면서 묵상에 젖으시는 임

 

많은 사람이 다녀갔지만
그 두 분의 발자취를 더듬을 요량으로
나름대로 사색을 즐기지만
어찌 흉내를 낼 수 있을까

 

천방지축 가을의 차가운 날씨 하에
물에 뛰어든 젊은이들을
용감하다고 하여야 할까 아니면
무모하고 무지한 소치일까

 

얼마나 배우고 느꼈는지는 모르되
빙 한 바퀴 돌아 처음과 끝이 맞닿았고
올 때는 불끈 쥔 주먹의 삶이었으나
갈 때는 손바닥을 펴고 간다는 말씀 나그네 잊지 않네

 

 

 

 

 

 

 

 

 

 

 

 

 

 

 

 

 

 

 

 

 

 

 

작년에 다녀왔답니다. 흔적을 느끼려고 무던히 노력했었는데
얼마나 배웠는지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금방 잊기에 덤덤한
상태입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그곳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겨울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가깝지는 않습니다.
즐거운 설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엔비2013.02.11 08:27 

Good evening 배중진님.

뉴욕은 석양이 질 시간입니다.
Walden Pond에서 보낸 추억을 떠올리면 쓰신 글을 가져오셨군요. Thanks.
사진을 보니 초가을 같아습니다.
그곳은 북쪽이라서 가을이 빨리 오고 또 왔는가 하고 보면 겨울이 되버리잖아요.^^
예, New York에서 Concord까지 214 마일(344 킬로미터)가 넘으니
한 4시간 운전 거리니 자주 갈 수 없는 거리 같습니다.
눈도 많이 오고 겨울에는 더구나 더 가기가 어렵겠어요.

저는 그 호수에 가본적은 없으나 2008년 Summer Olympic을 위해서 직장 동료의 딸(그때 UCLA 재학생)이
여름방학에 올림픽 선수팀을 훈련시키는데 참여해서 제게 이런저런 자랑을 많이 해주었지요.^^

동부는 어디를 가나 이런곳이 많아서 더 미국적이지요. 서부에 비하면....ㅎ
제가 관광버스를 타고 버팔로에서 뉴욕시로 갔었는데
뉴욕 주의 시골을 지나는 중에 어느 한 곳에서도 눈을 땔 수가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제 생각에 메사츄세츠 주는 더 아름다울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법정 스님의 글을 읽고 또 배중진님의 게시물을 보니 얼른 두메산골로 이사가고 싶습니다.^^
여기 뉴스에 보스톤 메사츄세츠에 눈이 많이 내리고 절전 문제도 있다고 하네요.
떡국 맛있게 드셨겠지요?
Have a nice evening.

 

로즈마리2013.02.14 22:28 

갈 때는 손바닥을 펴고 간다는 말씀 나그네 잊지 않네...
그랬으면 좋겠네요.
빈 호수를 보면서도 욕심이 생겨나는 것을요
참 반갑습니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람니다.

 

얼마나 배우고 느꼈는지는 모르되
빙 한 바퀴 돌아 처음과 끝이 맞닿았고
올 때는 불끈 쥔 주먹의 삶이었으나
갈 때는 손바닥을 펴고 간다는 말씀 나그네 잊지 않네

 

월든 호숫가에서/배 중진


숲에서 생활하시나
산사에서 기거하시나
달, 바람, 호수와 골짜기 물,
나무, 짐승, 그리고 새와 꽃을 어찌 외면하시랴


그들이 좋아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소리를 알아듣고
조그마한 변화를 감지하고
대화하며 자연을 숭배하니


시끌벅적한 인간세계가 비인간적이며
이웃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안타깝고
가졌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여
평생을 끙끙대며 불행한 모습이니


오래전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와
최근의 법정 스님은
간소하게 살라고 누누이 강조했는데도
우리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거역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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