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Meerkat/배 중진

배중진 2013. 1. 28. 15:27

Meerkat/배 중진

 

약한 자는 보통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데

강한 자를 따돌리고 살아남기 위해서란다

나름대로 지혜를 가지고 위험을 피했기에

약육강식의 현장에서 오늘도 살아남았으리라

 

적을 피해 땅속에 굴을 파고 집단생활을 하면서도

같은 종족끼리 살육전쟁도 마다치 않고

무섭게 치달리는 것을 보면 적자생존 한다 싶은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철칙이 있으리라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 왜 모르겠는가

작은 키에 얼마나 궁금하고 두려웠으면 두 발로 서서

쪼그만 귀를 쫑긋거리며 여차하면 도망갈 태세이고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겠지

 

그들 약자에겐 아주 친밀한 친구가 있었는데

이 작고 귀여운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서

위험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왔고

정확하고 신속했으며 신뢰할 수 있었는데

 

간혹가다 이 영물다운 새는 배가 고프면

그렇게 믿고 의지하는 연약한 친구가

전갈을 잡아놓고 막 먹으려는 순간에

거짓부렁 위험신호를 보내서 혼비백산 먹이를 내팽개치고 도망치면

 

느긋한 마음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와

휘파람을 불며 공복을 채우나

오늘날까지 연명하는 약하고 어리숙한 자여

너무 약하다고 슬퍼하지는 마라 

 

그래도 그 친구는 위험할 때마다

긴급함을 알려주었으니 감사하지 않았던가

없는 먹이는 또 찾으면 구해지는 법이지만

한 번 사라진 목숨은 그럴 수 없지 않은가

File:Suricata suricatta -Auckland Zoo -group-8a.jpg

 

 

 

 

 

 

 

 

 

 

 

 

 

 

 

 

机扈2013.01.29 18:18 

천라지망(天羅地網)이라 하더니 그 어느곳이나 안전한 곳은 찾기 힘든가 봅니다.
우중충한 날씨가 저무네요
늘 관심 주시어 고맙습니다.
편안한 오후 되십시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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