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어느 아이에게/배 중진

배중진 2013. 1. 15. 08:02

어느 아이에게/배 중진

 

춥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입은 것도 변변치 않았고

아빠는 보이지 않았으며

엄마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오던 아이

 

활기라곤 찾을 수 없는 창백한 얼굴

역시나 엄마도 핼쑥해 보이더니

눈가에 붉은빛이 감돌았으며

아이들이 잘 찾지 않는 곳에서 나타난 아이

 

이젠 성탄절 축하분위기도 마지막이라고 했으며

식물원에서 그동안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벌였던 장난감 기차 전시회도 멈춘다고

작은 애들이 시끌벅적한 것과는 좀 다른 아이

 

작은 새들이 먹이를 찾아 인간의 손바닥으로

무작정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도 시큰둥한 눈치였으며

주위 사람이 해보라고 좁쌀과 해바라기 씨를 건네줘도

껌벅거리며 물끄러미 아무 말이 없던 아이에게

 

좋아할지는 모르나 사진을 골라서 보내 노나니

밝은 표정을 지어주었으면 좋겠고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나 이다음 크게 자라서

한 때의 추억으로 삼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구나

 

 

 

 

 

 

 

 

 

 

 

 

 

 

 

 

 

 

 

 

 

 

 

 

 

 

 

 

 

 

 

 

 

 

 

 

 

 

 

 

 

 

 

 

 

 

 

 

 

 

 

 

 

 

 

 

 

 

 

 

 

 

 

 

 

 

 

그 아이의 손도 보이지요? 추운 날씨에 저렇게 걷었더군요. 아니면 입은 것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진기가 없었기에 이메일로 몇 장 보내줬답니다.

 

annavickigomez@gmail.com

 

남미의 콜롬비아에서 왔다는데 어머니는 영어를 잘했으나 그 아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 영어를 모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인데 membership에 대하여 물어보는 것을
보니 이곳 뉴욕에 살지 않을까 생각도 했답니다.

 

남편은 콜롬비아에서 생활하고 있고 그녀는 그곳이 싫어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Hi! Yes that was an amazing experience. Thank you so so much for sending me these photos!!
I appreciate it so much. Have a wonderful day.

Best,

Anna

 

오솔길2013.06.25 12:27 

고운 시와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배중진님 보람되고 복된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詩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찰스 1세/배 중진  (0) 2013.01.18
아름다운 마음씨/배 중진  (0) 2013.01.16
도도함/배 중진  (0) 2013.01.15
주목을 주목하면서/배 중진  (0) 2013.01.15
겨울비/배 중진  (0) 201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