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무엇을 찾느뇨/배중진

배중진 2011. 3. 14. 06:09

무엇을 찾느뇨/배중진

냉장고 문을 열어 놓고 안을 들여다 보는 사람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어릴땐 그렇게 총명하여 어른들을 즐겁게 하더니
지금은 그 좁은 공간을 뚫어지게 보면서도 뭘 찾는지를 알지 못하네

찬장의 문을 열어 놓고 들여다 보는 사람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모든것을 쉽게 척척 살림도 잘 하더니
숟가락도 제대로 분간을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나오게 하다니

대문을 나서면서 자신이 없는 사람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한땐 모든일을 척척 일사천리로 지휘도 했었는데
자동차 키와 돈과 지갑중에 하나를 꼭 빼뜨리고 있으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는 사람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젊어선 계획표를 치밀하게 작성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하더니
성당을 가는지 시장을 가는지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니

'詩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동산/배중진  (0) 2011.03.14
MRI/배중진  (0) 2011.03.14
살을 에는 추위/배중진  (0) 2011.03.14
쌀과 친구/배중진  (0) 2011.03.14
달과 함께/배중진  (0) 201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