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함께/배중진
휘영청 떠 오르는 달을 보면서
크기와 밝음에 감탄을 하고 마음에 고이 간직하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이 산골에서 벗이 되어 주었으면 했는데
그렇게 싫어하는 눈치도 아니고 기웃 기웃 방안을 힐끔이며 살핀다
몇잔의 술을 나눠 마시며 고요했지만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시간가는 줄 몰라 하더라
바람에 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이외에는 너무나 적적하기만 하여
달님의 손을 잡아 보고 싶기도 하여 슬그머니 뻗히니
따스하면서도 부드러운 손으로 맞 잡아왔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했고 풀어 헤친 젖가슴으로
우리들의 눈동자는 더욱 커져만 간다
술기운으로 우린 서로를 탐색하고 포옹하며 떨어지기 싫어했다
그러길 한참
우린 도저히 참지를 못하고
잠자리를 같이했다
방안에 가득한 달빛이요 거칠은 숨결뿐이었다
새벽녁이 되어서야
옷을 주섬 주섬 챙겨 입고
헝클어진 머리결 쓰담으며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숲속 건너편으로 힘들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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