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탄생하는 순간/배 중진
감기에 걸렸을까
온종일 허술하게 입고
그 추운 동지섣달
쏘다니더니
집에 친척 아이들이 놀러 와서
건넛방 아랫목 이불 속에 빙 둘러
발을 쑤셔놓고 왁자지껄 놀이하는데도
안방에서 혼자 끙끙거렸다
퇴근을 하신 가친께서
어머니와 같이 들어오셔
불같은 이마를 짚어 보더니만
다 틀렸다 생각을 하셨는지
두 분이 윗방으로 가셔
건넌방의 아이들 소리
안방의 죽어가는 아들 신음
아랑곳하시지 않고 일을 벌이시더니
9개월 후 추석 즈음
막내가 태어났는데
그렇게 똘똘할 수가 없었다
큰 형을 감히 넘보는 슬기를 지니고
순간의 결정이
한 인생을 좌지우지했고
그분들은 아직도
동생을 끔찍이 여기신다
yellowday2012.02.28 06:14
야후에서 읽었던 글이군요.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컸나봅니다. 제이님도 개구지신데가(~)(~)(~)(~)(~)(하하)
그렇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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